엔비디아 레볼루션
저자: <태 킴> 저/<김정민> 역/<김상균> 감수
출판사: 서삼독
가장 완전한 엔비디아의 이야기
AI 시대의 핵심 기업, 엔비디아가 거쳐온 지난 31년간의 비즈니스 일대기. 엔비디아의 견고한 경영 세계를 만들어 낸 젠슨 황의 독특하고도 강렬한 리더십과 창의적이지만 치열한 조직 문화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다. 엔비디아를 가장 사실적이고 완전하게 담아낸 책.
BY 2025.3.21 오다은 PD
그러나 이제는 대 AI 시대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우선 공급하는 주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비디아의 프로세서 아키텍처는 거대 언어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행하는 데 필수적인 동시 대량 연산 수행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AI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다. 엔비디아는 AI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지난 10년 이상 하드웨어 향상, AI 소프트웨어 도구 개발, 네트워크 성능 최적화 등을 포함한 선행투자를 해왔다. 이런 혜안 덕분에 엔비디아의 기술 플랫폼은 오늘의 AI 시대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에 자리해 있다.
--- p.15, 「2024년 6월 14일, 젠슨을 만나다」 중에서
나는 1990년대부터 직접 컴퓨터를 조립했던 PC 게임 마니아였다고 나를 소개했다. 처음 엔비디아를 알게 된 게 PC의 그래픽카드를 찾아보면서부터였고, 항상 엔비디아 제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 커리어 초기에 월스트리트에서 운영되던 펀드에서 엔비디아에 투자한 선택이 나의 첫 번째 성공이었다고 했다.
“잘하셨네요.” 젠슨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농담을 던졌다. “엔비디아는 저에게도 첫 번째 성공이었거든요.”
--- pp.18-19
하지만 때때로 커뮤니케이션은 노골적 갈등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크리스와 저는 아주 거칠고 가차 없는 말싸움을 벌이곤 했어요. 몸의 대화까지는 아니었지만, 서로 고함도 치고 소리를 마구 질러대면서 싸웠죠.” 프리엠은 이렇게 회상했다. “크리스는 칩에 대한 결정과 관련해 저에게서 뭔가를 끌어내려 했어요. 저는 어느 순간 그가 원하는 답을 내놓고도 진정하지 못해서 싸움을 계속하려 했고요. 그러면 크리스가 ‘그만, 그만, 이제 끝났어. 원하던 답은 나왔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프리엠이 사무실을 박차고 나갔고 다른 팀원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라초프스키를 바라보곤 했다. 둘 중 한 명이 머뭇거리다 이 팀이 이제 해체되는 거냐고 물으면 말라초프스키는 항상 이렇게 답했다. “이 팀은 문제없습니다.”
--- p.64
“AMD, 인텔, 다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만약 엔비디아가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다면 주말에 엔비디아 사무실 주차장에 와보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출근한 사람들의 차로 항상 꽉 차 있었거든요.” 리바는 말했다.
심지어 마케팅 부서조차 매주 토요일에 출근했고 주 60시간에서 8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엔비디아의 마케팅 이사인 앤드류 로건은 아내와 함께 밤 9시 30분에 〈타이타닉〉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사무실을 나가던 순간을 기억한다. 문을 나서는 길에 한 동료가 소리쳤다. “어이, 앤디, 오늘 반차 쓰는 거야?”
--- p.147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망하기까지 앞으로 30일 남았습니다.”라는 말은 사실이기도 했다. 테크 업계에서는 단 한 번의 잘못된 결정이나 제품 출시가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는 NV1과 NV2의 재난에서 살아남는 행운을 두 번이나 누렸고, 겨우 몇 달의 수명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RIVA 128로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이 영원히 이어질 리는 없었다. 좋은 기업문화가 있으면 대부분의 실수가 빚어내는 심각한 결과에서 회사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실수나 시장 침체기와 같은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 p.150
스티브 잡스는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면서 엔비디아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노트북 시장 쪽에서 확실히 뭘 좀 더 해야 해요. ATI가 노트북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혼쭐내고 있잖아요.” 그는 3dfx의 몰락 이후 엔비디아의 핵심 라이벌이 된 ATI를 언급했다.
크리스 디스킨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스티브, 솔직히 말해 당신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회의실 안은 침묵에 잠겼다. 잡스는 디스킨을 특유의 강렬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이유를 말해줄래요?” 디스킨은 그 순간 스티브 잡스에게 감히 반박한 사람이 많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잡스는 분명히 설득력 있는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고, 디스킨에게는 그 답이 있었다.
--- pp.226-227
엔비디아는 이런 칩 프로그래밍 모델을 ‘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줄여서 ‘CUDA(쿠다)’라고 불렀다. CUDA를 이용하면 그래픽 프로그래밍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도 GPU의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들은 CUDA의 도움을 받아 GPU의 수백 개(나중에는 수천 개가 된다)나 되는 연산 코어에서 병렬 연산을 실행하기 위한 복잡한 기술 명령 조합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젠슨은 엔비디아가 CUDA를 통해 테크 산업 구석구석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아닌,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었다.
--- p.247
에른스트가 보기에 젠슨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질문에 점점 지쳐가서 곧 자리를 뜰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다른 질문을 하기로 했다. “젠슨, 전 두 살짜리 딸이 있어요. 그래서 소니 A100 DSLR 카메라를 새로 샀는데, 주기적으로 제 맥 컴퓨터에 사진을 다운로드해 포토샵으로 살짝 편집합니다. 그런데 고해상도 이미지를 열 때마다 제 맥 컴퓨터가 바로 느려지더군요. 제 씽크패드 노트북에서는 더 심합니다. GPU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젠슨의 눈이 반짝였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니 이 이야기는 쓰지 마세요. 어도비도 우리의 파트너거든요. CUDA를 지원하는 어도비 포토샵은 CPU에 지시해서 작업을 GPU에 넘길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속도가 훨씬 빨라져요. 바로 이것이 제가 말하는 ‘GPU의 시대’입니다.”
--- p.254
엔비디아는 특정 영역의 수요가 약해져도 전체 사업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매출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새로운 시장 영역에 진출했다. 그중 하나는 콘솔 게임기의 그래픽이었는데,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게임기 Xbox에 들어갈 그래픽 칩을 이미 다른 회사에 맡기기로 계약했음에도 엔비디아는 밀어붙여 이 계약을 다시 가져왔다. 그리고 엔비디아가 애플 매킨토시 아키텍처에 대한 경험이 없다시피 했음에도 맥 제품군에도 진출에 성공했다. 또한, 엔비디아는 원래 의도적으로 피했던 CAD 시장을 겨냥한 쿼드로 제품군을 출시하며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이제 젠슨은 GPU를 기반으로 전혀 새로운 컴퓨팅 기술을 탄생시켰다.
--- p.263
카탄자로는 말했다. “알렉스 크리제브스키와 일리야 수츠케버가 발표한 AlexNet 논문은 정말로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종종 기억하지 못하는 사실 하나가 바로 이 논문이 기본적으로 시스템에 관한 논문이었다는 거예요. 인공지능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멋지고 새로운 수학적 개념에 관한 것이 아니었거든요. 그들이 한 일은 가속화 컴퓨팅을 활용해 특정 과제에 적용할 데이터집합과 모델의 규모를 극적으로 확장한 거죠. 그
리고 그 결과가 대단한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이 연구는 인공지능에 대한 젠슨의 관심에 불을 지폈다. 그는
빌 댈리와 자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딥러닝, 특히 GPU 기반 딥러닝이 엔비디아에 얼마나 큰 기회가 될지에 집중했다. 이 문제에 대해 경영진 내부에서는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젠슨을 따르던 핵심 임원 중에서도 몇몇은 딥러닝이 단지 스쳐 지나갈 유행이라며 추가 투자를 반대했다. 하지만 CEO 젠슨은 이 의견들을 물리치고 결정했다. “딥러닝이 엄청나게 커질 거예요.” 젠슨은 2013년 경영진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 pp.344-345
엔비디아의 두 번째 강점이자 비교적 덜 알려진 강점은 가격결정력이다. 엔비디아는 대중화 상품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대중화된 상품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 인하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오히려 엔비디아는 창립 초기부터 반대로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젠슨은 언제나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시장에 특별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해왔어요. 그리고 그는 최첨단의 영역에서 혁명적인 일을 함으로써 회사에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엔비디아 임원 제이 푸리는 말했다. “우리의 기업문화는 그냥 시장점유율을 좇아서 달리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시장을 창출하는 쪽이죠.”
--- p.392
디어크스는 흥분에 휩싸였다. 그는 다음날 바로 사표를 제출하고, 펠루시드의 최고위 임원에게 자신은 엔비디아로 간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임원은 미친 듯이 화를 냈다. “네가 갈 수 있을 줄 알아! 너와 엔비디아에 소송을 걸 거야. 실리콘밸리에서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주지.”
그는 디어크스에게 엔비디아가 이런 법적 위협 때문에 겁먹고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당시 겨우 1살짜리 회사였던데다 자금 사정도 제한적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디어크스가 이 위협에 대해 젠슨에게 전했을 때 엔비디아의 CEO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해보시든가.” 젠슨은 대답했다. 이 순간 디어크스는 자신이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았다. 그는 엔비디아의 제안을 수락했고 이후 30년 넘게 엔비디아에서 일하고 있다.
--- pp.414-415
젠슨은 해당 직원이 회사에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지는지에 따라 스톡그랜트(주식보상)로 성과를 보상한다. 전 인사 책임자 존 맥솔리는 말했다. “젠슨은 엔비디아 주식을 자신의 피처럼 여겼어요. 그는 주식 할당 보고서를 현미경 보듯이 꼼꼼하게 검토합니다.”
주식보상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직원이 회사에 입사하면 증권사 계좌가 제공된다. 첫 1년이 경과하면 이 직원은 초기 스톡그랜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주식을 한 번에 받는다. 예를 들어, 전체 약속분이 1,000주였다면 직원은 이때 250주를 받는 것이다. 이후 직원은 자신이 배정받은 연간 스톡그랜트의 4분의 1씩을 매분기마다 정기적으로 받는다.
시계탕
저자: <권정민> 글그림
출판사: 웅진주니어
엄마도, 아이도 잠시 쉬어갈 시간이 필요해요.
『엄마 도감』의 권정민 작가 신작 그림책. 시간에 쫓기던 엄마가 하루아침에 시계로 변해버리고, 멈춰버린 엄마를 고치기 위한 아이의 모험이 시작된다.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쉼표’ 같은 그림책이다.
BY 2025.3.21 백정민 PD
아이에게 닦달하고 강요하는 엄마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 욕심을 내세우기보다 아이의 속도에 맞는 육아와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이가 커 나갈수록 제 마음은 조급 해졌습니다. 주변에 넘쳐나는 정보는 저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바로 지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저의 다급해진 말과 행동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졌습니다. 이제 아이는 엄마인 저를 얼마만큼 부담스러워합니다.
『시계탕』을 보니 저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또 시작이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제발 저 소리 좀 멈췄으면" 저희 아이가 종종 꺼내곤 했던 불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말들입니다. 이 그림책은 앞만 보고 달려가던 제 삶에 경종을 울려줍니다. 목표를 이루고 싶은 마음에 급급해 주변을 돌보지 못했던 우리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어디 엄마의 이야기만이겠어요. 시계탕에서의 휴식과 회복은 회사에 다니는 아빠에게도 공부에 지친 우리 아이들에게도 모두 필요하겠지요. 저마다 바빠 자주 모이지 못했던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이 그림책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리들만의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엄마가 된 후로 1분 1초가 아깝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시간과 아이의 시간은 얼마나 다른지, 빨리빨리를 외치는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느긋하기만 합니다. 『시계탕』에는 바쁘게 재촉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가 멈췄으면 하는 아이가 나옵니다. 그 바람이 통했는지, 어느 날 엄마는 시계로 변해버립니다. 본래 시계는 초침을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입니다. 그것이 시간의 본질입니다. 하지만 책 속에서 시계가 된 엄마는 그대로 멈춰버립니다. 움직이지 않는 시계가 과연 시계일까요? 시계로 변한 엄마가 엄마일까요? 독자에게 계속 질문을 던집니다.
아이는 사랑하는 엄마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모험을 떠납니다.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커다란 변화를 마주하지만 씩씩하게 문제를 해결합니다. 늘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향하는 것만 같았던 돌봄의 관계는 전복됩니다. 고장이 난 건지 스스로 멈춘 건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잠시 쉬며 나사를 풀어두는 일이라고 책은 말합니다. 엄마의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조금 더 자랍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변화가 생겨납니다. 이는 이해할 수 없었던 서로에 대한 이해로 이어집니다.
시계탕은 『엄마 도감』, 『당신을 측정해 드립니다』, 『사라진 저녁』 등으로 동물권, 인권에 대해 그리며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해 온 권정민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입니다. 전작인 『엄마 도감』처럼 한창 아이를 키우는 중인 엄마로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이는 엄마를, 엄마는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되지 않는 그림책 속 시간과 공간을 함께 통과하며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림 구석구석 재미난 상징들이 숨어있으니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해가며 읽기를 추천합니다.
공간 인간
저자: <유현준> 저
출판사: 을유문화사
공간 혁신으로 인류는 살아남았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뛰어났던 능력은 규모다. 대규모 구성원을 하나의 집단으로 여길 수 있었다. 함께 모여서 뭘 했을까? 멋지고 우아한 공간을 만들었다. 모닥불, 피라미드, 교회, 인터넷 공간까지. 공간 인문학자 유현준 교수가 공간과 인간이 함께 진화해온 과정을 알려준다.
BY 2025.3.21 손민규 PD
피라미드는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 채석장에서 돌을 떼어다가 하구에 있는 도시에 건축했다. 이것은 당시 이집트 파라오 정부의 통치력이 나일강 상류부터 하류까지 미쳤고, 나일강 전체가 물류 시스템으로 작동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이집트 사회는 피라미드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과 사회 통제력이 있었다는 말이다. 혹은 그 반대로 이러한 피라미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거대한 이집트 제국이 굴러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주변 국가는 피라미드 같은 거대한 건축물을 바라보면서 이집트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복종하게 된다. 그만큼 이집트 제국은 불필요한 도전과 전쟁을 피하고 삼천 년 가까이 유지되었다. 이것이 고인돌을 비롯한 거석 건축물들이 갖는 사회 유지 기능이다.
--- 「6장 피라미드」 중에서
책에는 저자의 뇌가 만든 각기 다른 종류의 정보들이 담겨 있다. 책 속 정보는 저자의 ‘생각의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그 생각의 유전자들이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와 섞여서 새로운 변종 정보를 만들어 낸다. 도서관은 이렇게 독자와 저자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라는 유전자의 조합과 재생산을 가속하는 건축물이다. (…) 그리고 인간은 그런 책들을 한곳에 모아 놓는 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다른 장소, 다른 시간대 사람들의 지식을 좁은 공간에 밀도 높게 담는 공간적 장치다.
--- 「9장 도서관」 중에서
당시 영국은 산업화로 인한 계층 간의 갈등이 심각한 문제였다. 그래서 만국박람회장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계층 간 폭력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수정궁’의 공간과 수많은 제품에 압도됐다. 이들의 시선은 현실에서 벗어나 희망적인 미래로 열린 것이다. 설혜심 교수는 이 현상을 “계급을 뛰어넘어 하나로 통합된 ‘소비자’라는 새로운 계층이 탄생한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수정궁’이라는 건축 공간은 다양한 사회적 계층의 사람들을 소비자라는 하나의 계층으로 통합시킨 장치다. (…) 잘 만들어진 건축물은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향하게 만든다. 현재 우리 사회의 계층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공간적 혁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도시는 아직도 1970년대의 공간 혁명이었던 아파트를 재탕하고 있고, 상업 공간에도 혁신이 없다. 기술 혁신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건축 공간은 이 시대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다. 지금은 그런 새로운 건축이 절실한 시대다.
--- 「14장 수정궁」 중에서
사물인터넷과 유비쿼터스는 한마디로 인간이 없더라도 사물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려는 시도다. 이게 좀 더 발전하고 이름만 바꾼 것이 스마트 시티Smart City다. 인간이 만든 도시 진화의 마지막 단계는 도시를 ‘의식을 가진 생명체’로 만들려는 시도인 스마트 시티다. 하나의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량의 에너지가 소비되고, 엄청나게 다양한 호르몬이 조절되어야 한다. 도시가 하나의 의식을 가진 생명체가 되려면 셀 수 없이 많은 센서와 그 정보 간의 방대한 조율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일을 이제 시작했다.
--- 「17장 스마트 시티」 중에서
이 책은 시대별로 진화의 단계에서 필요한 역할을 했던 건축 공간에 관한 이야기다. 아무리 가상공간이 중요해진 시대라 하더라도 인류가 화합하여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IT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다. 이 시대에 맞는 건축에서의 공간 혁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격변의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에 주어진 숙제다. 그런 건축 공간의 혁명은 건축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건축에서의 위대한 혁명은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사람이 같은 꿈을 꾸어야 한다. 인류는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그래 왔기 때문이다.
학교 옆 만능빌딩
저자: <이현지> 글/<김민우> 그림
출판사: 비룡소
2025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학원이라면 안 다녀 본 곳이 없는 '학원 박사' 재이. 하지만 아무리 학원을 많이 다녀도 관계가 꼬여버린 친구와 다시 잘 지내는 방법은 배울 수 없었다. 싸운 친구와 화해하기보다 누가 먼저 학교폭력 신고를 하느냐가 중요해진 교실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소중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
BY 2025.3.21 김현주 PD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저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저/<노승영> 역
출판사: 까치(까치글방)
인공지능은 수학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필수인 시대다. 이 책은 AI의 작동 원리를 설명함으로써 인공지능을 현명하게 사용하도록 돕는다. 인공지능은 기존 데이터들의 패턴을 파악하여 새로운 정보를 내놓는다. 이 과정은 수학적이다. 책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이 역작을 읽어야만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BY 2025.3.18 손민규 PD
“신경망 개발에 대한 책 중에는 기본이 되는 수학을 설명하는 것도 있고 사회사를 설명하는 것도 있다. 이 책은 수학을 사회사의 맥락에서 제시한다. 걸작이다. 저자는 수학을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솜씨가 빼어날 뿐 아니라 사회사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이 책을 몇 분만 읽으면 자신의 시냅스 가중치가 갱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 읽고 나면 제 나름의 심층 학습을 성취하며 아울러 깊은 쾌감과 통찰도 얻게 된다.”“현재 벌어지고 있는 AI 혁명이 궁금하다면 딴 데 눈 돌리지 말라. 방대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 책에서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인공지능 개념의 기원과 관련 방정식, 의학과 양자물리학을 탈바꿈시킬 잠재력까지 사실상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아우른다.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한계를 둘 다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필독서이다.” “이 책은 현대 기계 학습의 바탕이 되는 수학과 더불어 이 분야와 선구적 연구자들의 생생한 역사를 쉽고 재미있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역작이다. AI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만 가는 지금 이 책은 이 불가사의한 기계의 뚜껑 아래 무엇이 있는지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귀중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생성형 AI와 그 토대가 되는 기계 학습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인터넷, 스마트폰 못지않게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하지만 극소수의 전문가 말고는 누구도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난타스와미는 이 혁명적 발전을 떠받치는 수학을 자상하고 직관적이고 인간 중심적으로 소개하여 신비를 걷어냈다.” “아난타스와미의 이 책은 현대 기계 학습의 기원을 탐구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의 출발점이다.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AI 혁명을 추동한 거물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그 토대가 되는 정교한 수학 공식을 탐구한다. 그는 현대 AI의 뿌리를 추적하고 그 신비를 파헤치면서 밑바탕의 수학을 자상하게 소개한다. 복잡한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기에 모든 독자에게 권할 만하다.”
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
저자: <김수미> 저
출판사: 빅피시
책을 읽는 힘이 곧 공부의 힘이 된다.
대치동 대표 독서논술 학원 ‘논술화랑’의 독서 교육법을 한 권에 담았다. 26년간 수만 명의 아이들을 지도해온 김수미 대표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법부터 글쓰기까지, 단계별 독서 전략을 제시한다. 문해력이 곧 공부력인 시대, 가장 체계적인 독서 교육 가이드를 만나보자.
BY 2025.3.18 백정민 PD
더구나 모국어인 국어 능력은 여타의 과목과는 달리 사고력의 바탕이 되는 기초 능력이다. 단지 한글을 배우고 한국말로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해서 국어 능력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더 어려운 텍스트를 읽어내고 더 높은 수준의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이런 지적 능력을 개발하는 데 있어 유아기 모국어 교육과 노출량은 아이의 출발선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모국어의 구조가 생각의 구조가 된다」중에서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할 때 두 번째로 점검해봐야 할 점은 책의 난이도다. 아이들은 자신의 읽기 능력으로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에 재미를 느낀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데도 재미를 느끼는 건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다. 그러니 아이가 어려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해 책 읽기를 공부처럼 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더구나 이런 식의 책 읽기는 흥미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없앤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책을 영원히 읽지 않을 순 없다. 하지만 독서 난도를 올리는 데는 적절한 시기와 노련함이 필요하다.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법」중에서
정독 습관은 아이가 글자를 배워 스스로의 힘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때를 기준으로 이후 3년 동안 만들어진다. 5세에 한글을 뗀 아이는 5~7세가 습관 형성기이고, 7세에 한글을 뗀 아이는 7~9세가 습관 형성기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봤을 때 사고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유아기에 한글을 일찍 떼는 건 정독 습관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불리한 일이다.
---「공부의 기초, 정독 습관 키우기」중에서
학교에서는 음독 훈련을 1~2학년 때 활발히 하고, 3학년 이후가 되면 수업 중에 교과서를 대표로 읽는 것 이외에 따로 음독을 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독 훈련은 고학년이 되어서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훈련으로 음독만큼 기초 체력을 만들어주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문해력이 높은지, 낮은지는 음독을 시켜보면서 가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아이의 활자 읽기 습관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아이들에게 1,000단어 정도로 구성된 텍스트를 음독하게 하고 낱글자를 몇 번 틀리는지 확인하면 아이의 정독 수준을 알 수 있다.
---「음독 훈련이 가져다주는 3가지 능력」중에서
화랑에서는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 환경인 지리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바탕 위에 사회·문화에 대한 개념을, 또 그 위에 경제·법·정치의 개념을 순차적으로 가르친다. 보통 이 과정은 초등학교 3학년 시기에 1년의 시간을 투자해서 이루어지고, 이런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이후에는 지금까지 배운 새로운 개념을 복합적으로 적용해보는 심화 과정을 진행한다.
---「배경지식을 키워주는 화랑의 독서 교육법」중에서
동화의 다소 판에 박힌 결론이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신뢰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다. 아이는 그림 동화에 자신을 투영해서 매일 용기를 내보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과정을 반복하며 단단한 아이로 성장해나간다. 이렇게 그림 동화는 아이의 정서를 깨끗하게 정화해주고, 자존감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자존감과 문해력을 키우는 그림 동화의 놀라운 힘」중에서
요즘 부모님들은 이야기책 읽는 걸 너무 일찍 단절한다. 배경지식 확보에 조급한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비문학 읽기를 권장하고, 너무 빨리 학습 만화를 보게 한다. 심지어 이야기책 읽기를 아예 금지하는 부모님조차 있다. 아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혹은 아이가 쉽게 해낸다고 해서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 이야기를 잘 창조하는 아이가 되는 길은 어릴 때부터 질릴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접하고 상상해보는 방법뿐이다.
---「비문학 책을 거침없이 읽는 아이의 비밀」중에서
초등 4학년 이후가 되면 논리력의 기반이 되는 추론력이 맹렬히 발달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 아이들의 추론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장르가 추리소설이다. ‘추리’란 상상력이 확장된 것으로 현실의 단서에 기반해 개연성 있게 미래를 유추해내는 일이다. 추리소설은 과거에 벌어진 사건의 원인을 유추해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르다. 추리소설을 읽으며 이런 인과(원인- 결과)를 찾아내는 사고 활동을 반복하다 보면 논리력이 한껏 도약할 수 있다.
---「학습의 출발선에 선 아이를 위한 확장 독서」중에서
아이는 원래 아장아장 글을 써야 한다. 비문을 쓰는 건 당연한 일이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지도 못한다. 맞춤법도 틀릴 수 있다. 그런 아이들이 자기만의 문체를 채 확립하기도 전에 인위적으로 미사여구를 남발하는 법, 의성어·의태어를 사용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건 가장 소중한 개성을 파괴하는 무자비한 일이다. 아이가 아이다운 문장으로, 아이다운 생각을 썼을 때 그 글이 세상에서 가장 잘 쓴 글이라는 걸 아이가 알 수 있도록 콕 집어 피드백해야 한다. 미숙한 자기 글에 자부심을 느끼는 아이가 당당하게 생각을 펼치며 좋은 문체도 만들어갈 수 있다.
똥볶이 할멈의 힘 주는 말
저자: <강효미> 글/<김무연> 그림/<권윤정> 감수
출판사: 슈크림북
매콤달콤, 마음의 힘이 불끈
아이들의 고민 해결사, 똥볶이 할멈이 스물일곱 가지의 ‘힘 주는 말’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매콤달콤 힘 주는 말, 내일을 향해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지혜로운 말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 근육을 단단히 키워서 내 안의 숨은 용기를 발견하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도록 도와줍니다.
BY 2025.3.18 김현주 PD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고, 역경을 잘 이겨내는 단단한 아이가 되길 바라면서도, 정작 바쁜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많은 감정들을 들여다봐 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한 번쯤은 해 봤을 고민에 대해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갖고 행동하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의 마음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다!
지능의 신경과학
저자: <리처드 J. 하이어> 저/<홍욱희> 역
출판사: 에코리브르
어떻게 하면 지능을 높일 수 있는가
인간 사회에서 불평등을 초래하는 주요한 요인은 신체적 요소가 아니라 지능이다. 누구나 높은 지능을 얻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지능이란 무엇일까? 지능을 계량화할 수 있을까? 지능을 높이는 마법의 약은 가능할까? 최신 신경과학 연구를 총망라한 압도적인 걸작.
BY 2025.3.18 손민규 PD
지능 신경과학에 대한 40년간의 연구와 사유가 응축된 이 매혹적인 책은 유전학이라는 까다로운 주제에 대해서도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정말로 지적이고 정직한 책이다.유전학과 신경영상학에서 얻은 최신의 통찰을 능숙하게 제시하면서 지능의 생물학에 대한 최근의 과학적 현황을 훌륭하게 설명한다.신경과학과 분자유전학의 현대적 도구를 사용해 최신 연구의 미로를 통과하는 그의 여정은 야심 가득한 젊은 연구자들의 욕구를 자극할 것이다.우리가 분자 수준에서 지능을 이해하는 데는 앞으로 수십 년이 아닌, 불과 수년 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뇌뿐만 아니라 최근의 유전학 발전까지도 아우르는 지식의 현황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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